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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이 땅엔 다양한 종족들이 살고 있었다. 인간과 요괴, 요물 등의 영물들이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는 일 없이 아슬한 균형 속에서 평화를 누리며 살아온 지 어언 수천년.

 

그러나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들은 이 세계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종족간의 균형이 깨지면서 평화로운 시대는 끝을 맞이했다. 

나날이 강력해지는 인간들의 손에 포악한 요괴들은 모조리 사냥당했으며, 조금이라도 인간의 삶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요물들 또한 죽음을 면치 못했다. 절반이 넘는 영물들이 죽어나가고 나서야 영물과 퇴마사는 극적으로 불가침조약을 맺게 된다. 

'인간이 공격당하지 않는 한, 영물을 사냥하지 않는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인간이 영물에 의해 해를 입게 되는 경우에는 관련된 영물을 모조리 죽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불가침조약이 맺어진 이후, 영물들의 활동반경은 극도로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버려진 신사, 혹은 폐건물에서 모습을 숨기며 살아가야 했으며 언제 어디서든 사냥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지내야만 했다.  

갈 곳 잃은 영물들의 고통을 보다 못한 끝에, 결국 신수 중 하나인 황룡이 결계를 치고 이공간을 열어 한 마을을 세우기 이른다.

 

그는 인간 세계의 외딴곳에 강력한 요술을 걸어, 이세계로 통하는 문을 만들었다. 겉으로 보기엔 보통 집과 다를 바 없으나, 현관문을 열면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있는 이공간의 마을이 눈 앞에 펼쳐진다.

 

황룡의 결계로 보호되어 요력이 없는 인간은 절대로 출입이 불가한, 난공불락인 영물들의 요새-. 

 

이 곳이 바로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요밀리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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